번개장터, 중고나라, 당근 마켓 등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서 고가의 제품을 거래하는 일이 잦아졌습니다. 특히 각 플랫폼마다 '페이'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하면서, 높은 수수료에도 불구하고 할부 결제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만큼 사기 거래를 접할 일이 많고, 그 피해 액수도 그저 인생 경험이나 액땜으로 지나버리기에는 감당이 어려울 만큼 되는 경우도 생겨납니다.

사기꾼들은 마음 먹고 접근하기 때문에 방어하기 쉽지 않습니다. 대포통장을 사용하거나 추적이 어려운 오픈뱅킹을 사용하는 등 소위 '도망칠 구멍'을 만들기 때문이죠. 특히 소액사기의 경우에는 막상 대응하기도 노력이 많이 들어서, 그냥 재수 없었다며 넘어가버리는 경우도 생깁니다. 사기를 당하고 나면 주변 사람들조차도 '어쩌니.. 포기해'라는 말을 할 정도니까요. 

결국, 방법은 예방 뿐이라고 하죠. 예방을 하는 것은 당연히 필요하겠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당하고 나서야 이 글을 보시는 분들이 많으실 거라고 생각이 듭니다. 제가 이 글을 쓰려고 한 것도 막상 사기꾼한테 순순히 돈을 보내버린 제 자신을 도리어 한탄하며 괴로워했기 때문이니까요. 20만 원 남짓한 피해금액을 돌려받으려고 하니 주변 사람도, 여러 글들도 잡기 어렵지만 일단 해보라는 말을 하더군요.

이 글을 보시는 여러분들은 대처 방안 중에 하나를 찾으시거나, 거래 전 한번 더 보험처럼 장치를 걸어두시는 계기가 되시길 바랍니다. 

0. 어떻게 당했나.. 

저는 번개장터나 당근마켓 어플을 자주 이용합니다. 상대적으로 중고나라에 비해서는 업자들이 올린 글들로 폭탄 맞지 않고 다양한 매물을 비교해볼 수 있기 때문이죠. 보통 전자기기들을 위주로 사고팔고 합니다. 이번에는 애플 워치 3을 5 이상으로 업그레이드하려고 번개장터를 이용했습니다. 최대한 적은 지출로 최대한의 행복을 얻기 위해서 매물들을 비교하기 시작했습니다. 

살짝 기스가 있는 기기를 시세보다 5만 원 차이나는 가격으로 판매하는 매물을 구매하기로 했죠. 밤새 고민하다가 귀신에 홀린 듯이 후기 몇 개 확인하고 번개 페이(안전결제) 여부도 묻지 않고 믿고 입금을 했습니다. 오전에 입금하고 오후에 물건을 보내준다고 했고 저도 일정을 보다 보니 당일 수거 시간이 지나있었죠. 문득 '사기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죠. 

 

많은 후기와 상품들

심지어 후기 중에는 일주일도 안된 날짜에 동일한 상품에 후기가 하나 달려있었습니다. '뭐지, 무슨 일이지' '댓글알바인가?' '한패인가?'. 오만가지 생각이 들고, 계속 번개장터 어플만 살펴봤습니다. 혹시 판매자가 읽씹을 했나 해서요. 잠수 타버리면 끝이기 때문에 연락이 되어야 했죠. 달래기도 하고 경찰 신고한다는 말도 하고.. 한 번쯤 겪어보셨던 분들은 애타는 심정을 공감하실지도 모르겠네요. 

1. 경찰서 신고하기까지

귀찮음은 둘째치고 왠만하면 경찰서 가는 일은 만들지 않겠다는 생각이 있었지만, 일주일 동안 하루에 한 번씩 연락 오면서 자꾸 기다려달라는 말에 화가 너무 났습니다. 이렇게 쉽게 남의 돈을 가져 다 쓰고 농락하는 모습이 정말 보기 어렵더군요. 믿어보라는 후기 단 사람과 연락도 하고, 문자와 전화도 하고 경찰서 신고할 것이라는 것을 고지한 후 진행하기 시작했습니다. 

**토스 안심보장제도

이건 정말 칭찬받아야 할 제도입니다! 일주일간 피말리는 시간들과 밤새 찾아보는 성공사례 후기들에 지쳐있을 때쯤, 토스를 통해 송금한 사기 피해에 대해서 조건을 충족하면 최초 1회만 50만 원 상한까지 돈을 돌려주는 제도입니다. 이때 필요한 서류들을 미리 숙지한 채로 경찰서에 접수하기 위한 서류를 준비했어요. 

 

토스 안심보상제 후기

요새 정말 다양한 사기꾼들이 있습니다. 조심한다고 하지만 다양한 수법들로 속이려고 마음먹은 사람을 막아내기가 참 어렵죠.. 저도 믿고 송금한 거래에서 사기를 당하고 나니 하루 종일 그 생

bethetopsm.tistory.com

번개장터 고객센터

사기당한 후 일주일의 기간 동안 고객센터에도 문의를 많이 남겼습니다. 일단 당근 마켓 고객센터 답변들에 비해서는 1:1 문의라는 말을 붙일 수 있을 정도로는 답변을 줬습니다. 기계적이고 실질적인 도움은 안 되는 답변들은 있었지만 스토어 차단, 삭제된 게시물에 대한 정보 요구에 대해서는 잘 대처해주신 것 같아요. 이 이상은 기대하지 않은 것도 있었습니다. 

**중고거래 전 반드시 수집해야 하는 정보 

이 부분은 반드시 참고하시면 좋겠습니다. 저는 막상 거래하고 나니 파악하지 못한 정보들이 너무 많았어요. 경찰에 신고하면 어느정도 사기꾼은 잡을 수 있는 것 같은데, 그 정보가 정확해야 합니다. 진술서를 쓰다 보니 아는 정보가 정말 없더군요. 번개장터 고객센터 답변에도 명시된 것처럼 알아두면 좋을 정보들이 몇 가지 있습니다. 진정서와 진술서 작성한 것 위주로 몇 가지 정리해드릴게요. 

정보 이유
이름,번호 다른 사람에게 받은 정보는 사용할 수 없음, 고액거래를 안전결제 없이 진행하려 할 경우에는 직접 번호를 받아서 문자내역도 남겨놓기. 
오픈 뱅킹 외 은행계좌 카카오뱅크 등은 오픈뱅킹이고 쉽게 만들 수 있어서 추적할때 어려운 경우가 많다고 함, 지역농협 등 은행 계좌번호로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성별,특징 보통 거래 전에는 불가하지만, 성별 등의 특징이 있으면 이후 수사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함.

경찰서 가시기 전에 미리 서류는 준비해가시는게 좋습니다. 그래야 한번 갈 때 접수까지 끝낼 수 있어요. 사기꾼이랑 대화한 내역 파일 하나로 해가지고 가져가시고, 최대한 한 페이지에 1-2개 사진만 넣어서 대화 내역이 잘 보이도록 해주세요. 더치트 신고는 미리 하시고, 더치트 신고 내역도 캡처해서 인쇄해서 가지고 가세요. 

더치트 등록하니까 추가로 등록된 사례

경찰서 가셔서 진정서쓰시고, 진술서 쓰시고 제출하고 가시면 됩니다. 토스에 제출할 서류도 이때 따로 문의하시면 됩니다. 그러면 경찰서에서 어떻게 하라고 안 내주실 거예요. 이 부분이 정말 중요한데, 토스에서 제공하는 제도로 어느 정도 피해금액 회수하시면 이후 합의 건에 대해서도 더 당당한 위치에 있을 수 있습니다. 

1,2 : 진정서,진술서 작성 3: 관할 경찰서로 인계되었다고 문자 받은 일주일 후 받은 우편

2. 결론

결론적으로 한달 만에 사기꾼을 잡고 돈을 전액+합의금까지 돌려받았습니다. 사실 합의할 생각은 없었고 법적으로 혼쭐을 내주고 싶었는데 제 연락은 그렇게 안 받더니 경찰관님께는 '오해가 있었다'라고 했다더군요. (...) 그 간의 서류 뽑고 경찰서 방문하고 연락하는 모든 수고로움과 일이 이렇게 되니 발뺌하는 거 봐서 이후에도 또 저지를 것 같아서 결단했습니다. 사기죄로 넣기는 어렵다고 하더군요.. 

토스 안심보상제도로 미리 보상받고, 6개월은 생각하고 있던 수사결과가 잘 나와서 마무리 잘 되었습니다. 저와 비슷한 처지에 있으신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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